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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꿀멍 interview: 변화가 싫으면 외않됀데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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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의 의식주에는 크게 불편한 게 없다.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, 용돈이 모자라 끼니를 굶을 걱정도 없으며, 가지고 싶은 옷이 있으면 모아둔 돈으로 망설임 없이 구매한다. 그리고 아무도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수 없을 것이다.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, 이건 다 개소리다. 우리 모두는 사실 편안한 삶이 좋다. 그녀는 안락한 삶을 누리는 것이 행복하고,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.

그냥, 그렇게 좋은 삶

주: 추운데 어떻게 왔어? 집에는 어떻게 갈 거야?

YC: 마침 강남역 근처에 있어서 지하철 타고 왔어. 집에 갈 때는 시간도 늦었고 교통이 불편하니까 택시 탈 거야.

주: 평소에 택시를 자주 타는 편이야?

YC: 교통이 불편하거나 피곤할 때에는. 택시비가 안 아까운 건 아닌데, 그런 날 있잖아. 대중 교통에서 사람들한테 시달리기가 싫은 날.  

주: 어젠 뭐 했어? 평소에 집에서 쉴 때, 뭐 하면서 쉬어?

YC: 학교에서 공부했어. 방학인데 딱히 할 게 없어서. 사실 요즘 스쿠터 타는 거에 취미를 붙였는데, 타이어에 구멍이 뚫려서 리페어 하느라 학교에 갔거든. 아니면 집에서는 프라모델 만들어. 밀리터리 프라모델.

주: 스쿠터?

YC: 응, 학교에서 강의실 사이가 머니까 이동용으로도 타고, 가끔 스트레스도 풀려고. 원래 예전부터 좀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학교 벼룩시장에 내가 살 만한 게 올라왔길래 충동적으로 질렀어.

주: 엄마 아빠는 뭐라셔?

YC: 부모님은 당연히 뭐라 하시지. 혹시 다칠까 걱정도 하시고. 근데 학교 안에서만 타겠다고 하고 면허를 속성으로 따서 잘 타고 다니고 있어. 그 스릴이 좋거든.

주: 그럼 요즘 제일 재미있는 게 뭐야? 아니면,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것.

YC: 제일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책 읽는 거야. 아니면 스쿠터 관련 일을 제일 열심히 해.

주: 어떤 책이 좋아?

YC: 비문학을 많이 읽어. 대학 교재 중에 아무 과목이나 관심 있는 게 있으면 이론서를 읽어. 뭔가 배우는 느낌이어서. 소설 같은 건 내 일상이랑 멀어서 그런지 그 감정이 딱히 공감이 안되더라고. 수필은 더 그렇고.

_MG_6478_copy

그럴 수 도 있고 아닐 수 도 있지

주: 혹시 촛불집회 가 봤어?

YC: 가봤어. 과 친구들이랑.

주: 느낌이 어땠어?

YC: 되게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어. 너무 화장실에 가고 싶었어.

주: 촛불집회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?

YC: 음. 근데 사실 확실히 어떤 법적 결정이 나기 전 까지는, 그 영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. 여론이 정치에 반영되었다는 건 결국 그 법적 판결문에서 알 수 있는 거잖아. 근데 지금 박근혜 탄핵 여부도 불확실하고, 관련 세력 처벌 여부도 그렇고 다 불확실한 상황이니까. 촛불 집회가 진짜로 역할을 한 건지, 아닌지, 판결문이 나와야 알 수 있겠지. 근데 촛불집회가 일종의 실천인 건 맞으니까. 그런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.

주: 평소에 자기가 어떤 성향이다, 생각해 본 적 있어? 그냥 두루뭉실하게라도.

YC: 나는 보수라고 생각해. 뭐 굳이 투표 1번! 이런 게 아니라, 가끔 심심풀이로 하는 성격 테스트나 정치성향 테스트 있잖아. 그런 거 보면 변화를 싫어한다고 나오거든.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기도 하고. 그래서 나는 명목상 보수 정당이라도, 갑자기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면 싫어.

주: 왜 그런 성향이 된 것 같아?

YC: 아마 집안 영향이 큰 것 같아. 내가 천성적으로 막 열정 타오르고 패기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.

주: 가족들하고 정치 얘기 많이 해? 친구들하고는?

YC: 가족들하고는 꽤 많이 하는 편이야. 뉴스 보면서 이랬다더라, 저랬다더라 정보 교환도 하고. 근데 별로 충돌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예민한 화제는 얘기를 잘 안 꺼내고, 그럴 거리도 없어. 논쟁하는 걸 싫어해서. 친구들하고는 정치 얘기를 하는데 주변에는 비슷한 성향인 친구들이라서 우스갯소리로 많이 하는 편이야. 막 ㅇㅇ고등학교 3대 우파! 이러면서. (웃음)

주: 지금 제일 불편한 게 뭐야?

YC: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해도 돼? 일단 날씨가 너무 춥고. 실내에 사람이 너무 많아. 사람이 많은 게 너무 싫어. 중국인이 너무 많아. 대체 왜 모든 백화점에 중국인이 있는지 모르겠어.

주: 솔직히 동의.

YC: 아, 그리고 요즘 내가 스쿠터를 타니까 그거랑 관련된 거. 지금 법을 보면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이 자동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게 하거든. 근데 그게 되게 위험하고 비합리적인 거라, 안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해.

주: 아까랑 비슷한 질문이겠네. 그냥, 완전 헛된 망상이어도 되는데, 바라는 정책 같은 게 있어? Active X 완전 폐지라든지, 최저임금 2만원이라든지, 청소년 콘돔 무상 지급이라든지.

YC: 국내에 게임 같은 거 들여올 때 심의를 자제했으면 좋겠어. 유해매체 지정에서 너무 엄격한 것 같아. 솔직히 힙합 가사들 이런 거 보면 혐오 표현이 넘쳐나잖아. 난 오히려 게임 같은 가상 세계에서의 폭력이나 선정성보다, 이런 실질적인 혐오 표출이 더 보기 싫거든. 그러니까 정책으로 말하자면, 게임 분야에서의 규제 완화.

주: 혹시 바라는 대통령 후보가 있어? 정식 등록된 후보가 아니어도 좋아.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부터 초등학교 때 선생님, 아니면 그냥 친구나 선배, 후배라도.

YC: 솔직히 말하자면 없어. 아! 웃음이 예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. (웃음)

주: 그러면, 대통령이 박근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으면, 지금이랑은 달랐을 거라고 생각해?

YC: 뭐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, 사람이 다르니까 결과도 다르겠지.

주: 투표 이번에 할 거야? 첫 대선인데 느낌이 어때?

YC: 투표 해야지. 나이상 첫 대선인 것도 좀 새롭지만, 사실 더 구체적으로는 이사 와서 처음 치르는 투표여서 뭔가 신기해. 이번에 가는 투표장은 어딜까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고.

주: 투표를 사람들이 왜 한다고 생각해? 사람들이 투표를 안 하면 어떤 문제가 생겨?

YC: 자신의 민주적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? 근데 막 꼭 해야 된다 그런 건 아니겠지. 나는 투표를 안 할 권리도 있다고 생각하는데. 그래도 다 안 하면 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… 일단 나는 할 거야.

주: 어떤 세상이 오길 바래? 어떤 세상이어야 살 맛날 것 같아?

YC: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?

주: 그거 진짜 좋은데. 더 구체적으로는?

YC: 아름다운 것들이 많아져야 해. 식물, 풍만한 잎이나 줄기를 가진 식물. 좋은 전시회. 예술. 건축물. 맛있는 술. 그리고 그런 것들을 누구나 당연하게 향유할 수 있는 사회. 그리고 운전 면허 만으로는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없게 해야 해……. 이건 정말 중요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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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 및 편집 / 필주
사진 / 마리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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